2017. 8. 30. 11:18ㆍSTEDI 코이카
근무지 외 지역으로 첫 수업을 하는 날!
원래 계획은 어제 킨디오 몬테네그로(Montenegro Quindío)에 있는 중학교로 가서 첫 수업을 시작하는 것이었지만,
학교 행사가 있다고 해서 다음 주로 연기! 때문에 킴바자가 첫 수업이 되네~
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려고 하니, 일출이 정말 장관이다.
집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남짓, 터미널에 도착!
다시 킴바자 행 버스 티켓을 구입하고,
드디어 출발! 살짝 이른 아침이라 피곤하기는 하네~ㅋ
무튼, 40 여 분 만에 킴바자 볼리바르 공원에 도착해 아침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데,
잠시 후 코워커 페르도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했다.
함께 수업을 할 꼴레히오로 고! 고!
공원에서 10분 남짓 거리에 있는 학교에 도착했는데,
헉! 학교 풍경이 정말 너무 아름답다.
학교 바닥 곳곳에 놀이를 할 수 있게 아기자기 그려놓은 그림도 귀엽고,
짧은 시간 학교를 둘러보고, 수업할 교실로 이동!
우리나라 초/중고등학교 내 컴퓨터 교실? 개념과 비슷한, 뿐또 비베 디지털(Punto Vive Digital)에 도착!
페르의 안내로 내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,
곧이어, 우리나라에 대해 이런 저런 설명, 대화, 질문...
개구쟁이 아이들 요구에 정말로 오랜만에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도 부르고,
(나만 부르면 억울할 것 같아 학생들에게도 불러보라고 하니, 정말 큰 소리로 합창을 하는데 귀여워 죽을 뻔~)
싸이 강남스타일 춤도 추고, 콜롬비아 바차차 춤도 추고...(우노, 도스, 뜨레스, 뿜~)
참~~~~~~상황이ㅋㅋㅋ 근데 분위기가 너무 재미있고 아이들이 귀여워서~
(큰 애들만 일 년 반 정도 보다가, 꼬맹이 중딩을 보니 나도 모르게 아빠 미소가 지어졌다)
무튼 그렇게 한 시간 반 정도 우리나라에 대한 이런 저런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다가,
본격적으로 수업을 하기 위해 옆 교실로 이동!
(오늘은 컴을 사용하는 수업이 아니기에 일반 교실로~)
어제 준비한 페이퍼 토이를 나눠줬는데, 헉! 아이들 집중력이 대단하다.
옹기종기 앉아 오리고, 붙이고 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예쁘네~~~
수업 중간 계속해서 스페인어에 대한 한국어도 물어보길래, 한국어 수업은 덤으로~
돌아다니면서 학생들 잘하나 감시하기! ㅋㅋㅋ
와중에 남자아이 뒷 머리가 특이해서 멋있다고 하니, 나더러 같이 하잖다.ㅋㅋㅋ
그렇게 10시 반 정도까지 수업을 하다가 쉬는 시간!
학교 풍경이 예뻐, 페르와 함께 한바퀴 비~잉 둘러보기로 했다.
바닥에 그려진 콜롬비아 전통 게임도 보이고~
학교를 둘러보는 내내, 처음 본 동양인이라 그런가 여기저기서 꼬맹이들이 사진 찍자고~
오늘 하루 내가 싸이보다 더 유명했다는 건, 안 비밀!
학교 뒷 쪽으로 가니, 플라타노 농장에 커피 농장까지...
이러니 학교가 아름다울 수 밖에 없다.
교실로 돌아가는 중에 남학생들과도 사진 한 장!
다시 이어지는 수업 시간!
쉬는 시간 시끌벅적했던 아이들의 모습은 어디가고, 다들 또 다시 초 집중이다.
처음에 살짝 껄렁거렸던 남자아이들도 어느새 친해져서 다행이다.ㅋㅋㅋ (무서웠음)
그렇게 12시 정도가 되었을 때, 한 명 두 명 완성한 고양이를 들고 뽐내기!
그런데 새삼 또 한 번 놀란 건, 저마다 조금씩 다 다른 고양이 인형을 들고 있었다.
아이들이라 그런가? 내 마스코따! 내 마스코따 하는데, 그 모습이 참 순수하고 사랑스러웠다.
처음엔 무서웠던 남학생 ㅋㅋㅋ
완성된 고양이에 큰 하트가 들려 있길래, 누구한테 주는 거냐 물으니 엄마한테 주는 거라고~(말하면서 쑥스러워 함!)
순간...역시나 아이들이구나! 머리 쓰담쓰담 해주려다가, 등만 토닥토닥 해 줬다.
또 다른 무서웠던 학생! 페르 말에 의하면 싸움 잘 하는 그로세로한 아이라고 하는데,
목은 돌아가고, 담배 물린 고양이 보여 주면서 해 맑게 웃는 모습이 천진난만해 보였다.
페르가 하루종일 칭찬한 모범생 남자아이는, 완성된 고양이도 범생이 답다.ㅋㅋㅋ
그렇게 급 준비했던 첫 수업은 생각보다 기분좋게 끝 마쳤고,
어린 아이들이라 그런가? 빨리 친해져서 수업 마치고 사진 찍을 땐 너무 들이대~ㅋ
페르가 최근에 아이폰 6으로 폰을 바꿔서, 오늘 사진을 엄청 많이 찍었다.
오늘 사진 중, 아이들 사진과 내 사진은 대부분 페르가 찍은 사진들~
나는 혹시나 아이들이 싫어할까 봐 사진 찍기 조심하는데, 페르는 예전과 달리 그냥 막 대놓고 찍어서 놀랐다.
그렇게 수업을 마치고, 아이들이 교실을 나설 때 어제 준비했던 작은 선물 하나 씩!
이 때도 그냥 주려고 했는데, 페르가 갑자기 옆에 서더니 사진을 찍어대서...쫌 난감~
이런 사진은 안 찍어도 괜찮지만 이왕 찍어준 거니, 나도 블로그에~
그렇게 선물까지 다 나눠주고, 아이들과 정말 마지막 단체 사진 찍고~
다음주에 만나기로 하고 짜오!
다음주에도 꼭 오라며, 한 명 한 명 빈 말이라도 말해 주는 아이들의 마음이 고마워, 오늘 하루 기분이 좋았다.
콜롬비아에 온 지 1년 4개월 정도 지났지만, 오늘은 정말이지 첫 임지 파견 되는 것 처럼 설레고 두근거렸던 하루!
덕분에 다시금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져, 나 역시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이 마냥 즐거웠다.